Azeros 2008
김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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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statement
언제나 컴퓨터 게임 안의 세상은 언제나 실제 세계보다 즐겁고 유쾌한 곳이다. 게임 안의 세계란 현실 세계로부터의 갈증을 쉽게 해소할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구성 된 공간이기 때문인데, 현실 세계에선 아무 지위도 갖지 못한 사람도 게임 안에서는 훨씬 적은 시간과 노력으로 어떤 지위나 특권을 누릴 수 있다. 이런 특징이 많은 사람들을 게임에 몰입하게 하고 나 역시 그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이 작업의 무대는 3D-온라인 게임이다. 이번 작업의 타이틀 아제로스(Azeros)는 이 게임의 역사 속에 등장하는 멸망한 왕국의 이름이다. 외침을 받아 몰락한 이 왕국은 현재 대부분의 영토를 잃고 도시 하나만으로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이 왕국의 후손으로 태어난 나는 과거 왕국의 영토였던 장소를 여행하며 그 흔적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것은 내가 현실 세계에서 가상세계로 떠난 여행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가상세계 내에서의 여행의 기록이기도 하다.


실제의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원색의 동화적인 풍경은 처음에는 풍요롭고 아름다워 보이지만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축축하고 무거운 희뿌연 세상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게임이란 현실의 탈출구인 듯 보이지만 막상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살육전이 벌어지는 전쟁터이다. 결국에는 게임 속 세상에서도 시간의 흐름과 함께 계층이 생겨나고 그들 사이에 갈등이 번져가게 된다. 결국 게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아제로스 왕국이 되는 것이다. 모니터에서 캡쳐한 게임 속의 풍경은 크게 확대되어 흐려지고 대상을 분간할 수 없게 만드는 풍경 또한 처음 내가 보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풍경으로 다가온다. 이른 새벽 게임 속 세상은 가장 분주한 시간이지만 나의 사진 속에 풍경은 아무도 없는 공허한 풍경이다.

Azeros | 김천수 AZ-03

Azeros | 김천수 AZ-04

Azeros | 김천수 AZ-07

Azeros | 김천수 AZ-08

Azeros | 김천수 AZ-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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