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el Tour
2006-2007
김천수
artist statement
어느 날인가 나는 재미있는 웹사이트 하나를 발견했다. 그 웹사이트의 이름은 모텔 투어 였는데, 이번 작업의 제목은 이 웹사이트의 이름에서 따왔다. 모텔 투어라는 웹사이트는 회원제 클럽으로써 모텔(Love Hotel)을 다녀온 젊은 커플들이 다른 커플들을 위해서 다녀온 모텔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었다. 이 웹사이트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서 나는 묘한 호기심에 빠지게 되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호기심이 있듯 나도 가보지 못한 모텔에 대한 이상한 분위기의 사진들이 나를 자극했고 그래서 나는 이 웹사이트에 올려진 누군가가 찍은 사진들을 갖고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웹사이트에 올려진 사진들은 대부분 사진을 전공하거나 사진업과는 무관한 젊은 남녀들이 찍은 것이다. 사진들은 대부분 흔들려 있거나 노출도 맞지 않았고, 어설픈 앵글로 찍힌 것들이었으며, 그 사진들은 그들이 어디에 있었는지는 알려주지만 그들이 누구인지는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무엇인가를 보여주려 하지만 결국 자신들은 그 뒤에 숨어 있다. 나를 자극한 이런 부분들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웹사이트에서 내려받은 아주 작은 사진을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크게 확대하고 이미지를 수정해 나가면서 몽환적이고 관음증적인 시선으로 이 이미지들을 재구성함으로써 결국은 모텔이라는 가장 사적인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인터넷이라는 가장 개방된 공간에서 표출되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이 작업 통해서 보여주고자 하였다.